지난 6월1·2일 이틀 일정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제주도 본사를 방문했습니다. 이 기간동안 운좋게도 다음서비스를 둘러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다음서비스는 지난 3월27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100% 출자해 설립한 모니터링 서비스 전문업체입니다. 다음 동영상과 게시판, 라이브 등의 서비스를 모니터링하며 불법 음란자료나 악성덧글, 저작권 보호 자료 등을 걸러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126명의 직원이 제주시 노형동 현대해상화재빌딩 2개층을 임대해 쓰고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건물 1개층을 더 임대하고 직원을 200여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모니터링 서비스에 대한 다음의 투자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
다음서비스의 ‘클린센터’에서는 클린인터넷팀 소속 모니터링 요원들이 24시간 3교대로 각종 서비스 모니터링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내부의 첫 인상은 마치 금융권 콜센터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는데요. 벽면 곳곳에 걸려 있는 대형 LCD 화면이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이 LCD는 직원들의 모니터링 화면을
실시간으로 비춰주는데요. 음란 동영상이 올라오면
즉시 자체 경고 시스템이 경고음을 내면서 빨간 화면이 LCD에 깜박거리게 됩니다. 만에 하나 모니터링 직원이 불법 음란 콘텐츠를 놓치더라도 벽면의 LCD를 통해 모든 직원들이 경고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클린센터의 주요 모니터링 대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동영상 ▲주요 게시판 덧글 ▲라이브 방송입니다. 동영상은 주로 음란물을 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덧글의 경우 욕설이나 비방이 섞인 악성 덧글과 광고성 덧글이 요주의 대상입니다. 라이브 방송의 경우 음란성 방송이나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는 방송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동영상 모니터링 서비스를 볼까요. 이 곳은 24시간 3교대 근무가 원칙입니다. 다음에 하룻동안 올라오는 동영상은 대략 1만여건. 이 가운데 하루 평균 200~300여개의 음란물을 이 곳에서 걸러낸다고 합니다.
음란물을 걸러내는 방식은 두 가지인데요. 기계적 필터링과 사람에 의한 필터링입니다. 다음서비스는 음란물 모니터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5월말 지란지교소프트의 ‘엑스키퍼’를 도입했습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다음은 각 동영상마다 6개의 정지화면을 무작위로 추출해냅니다. 모니터링 요원은 이 화면을 보면서 불법·음란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정상’ 버튼을 눌러 다음으로 넘어가고, 음란물의 경우 ‘음란’ 버튼을 클릭해 즉시 삭제하는 식이죠. ‘숨김’ 버튼을 누르면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는 대신 비공개로 전환하게 됩니다.
한 번이라도 음란물이나 저작권에 위배되는 동영상을 올린 이용자는 자동으로 블랙리스트에 등록된다고 합니다. 이런 이용자들에게는 경고나 저작물 삭제, 이용제한 등의 조치가 내려집니다. 한번 삭제한 동영상은 클린센터에서 되살릴 수 없습니다. 실수로 지워진 동영상의 경우 다음 동영상팀에 별도로 연락을 취해 되살리는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작업 중간중간 각 모니터와 벽면의 LCD 화면은 지금까지 처리한 동영상 개수와 숨기거나 삭제한 음란물수를 표시해줍니다. 전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 인상적이군요.
음란물 못지 않게 골치 아픈 것이 인신공격성 덧글과 광고·스팸성 덧글입니다. 다음에선 ‘스팸패턴’이란
금칙어 목록을 이용해 1차 필터링을 실시하는데요. 악성덧글에 포함된 욕설이나 상업성
광고, 인터넷 주소 등을 금지단어로 미리 등록해둔 시스템입니다.
클린센터에선 주요 게시판마다 덧글만 모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요. 악성 스팸덧글을 올린 이용자의 경우 아이디만 클릭하면 해당 이용자가 올린 덧글을 한꺼번에 모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모니터링 요원은 이 가운데 욕설이나 비방, 광고성 덧글을 체크해 일괄 삭제하는 식입니다.
이와 별도로 최근 올라온 덧글은 별도로 모아 검사합니다. 스팸패턴에 걸리지 않는 정보들은 이렇게 모니터링 요원이 육안으로 일일이 검사합니다. 다음의 경우 토론방만 해도 하루 2천여개의 덧글이 올라오는데, 이 가운데 4%(약 80여건) 정도가 삭제 대상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모니터링 대상인 다음 라이브는 실시간 방송서비스입니다. 아직은 시범서비스인지라, 개설된 방송채널이 많지는 않은 편입니다. 10여명의 라이브 전담 모니터링 요원이 3교대로 감시를 하고 있는데요. 오는 6월 정식서비스가 시작되면 채널수가 늘어날 걸로 예상됩니다. 그 때까지 모니터링 직원도 지금보다는 늘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다음 클린센터를 방문하는동안,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모니터링 직원들이 대부분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었다는 점입니다. 김철 다음서비스 대표는 “지역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젊은 제주 현지민들을
채용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젊고 혈기왕성한 나이에 음란 동영상이나 욕설이 뒤섞인 덧글과 하루종일 씨름한다는 건 꽤나 고역일 텐데요.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다른 직업보다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철 대표는 “다양한 직원 이벤트를 통해 되도록 사무실 분위기를 밝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니터링 직원들을 위한 심리안정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불법 음란물이나 저작권에 위배되는 동영상, 악성 덧글 등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이 위험수준에 이르렀다고들 합니다. 포털서비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인데요. 포털은 수익개선에 못지 않게 e쓰레기에 대한 정화에 힘써야 합니다. 제도가 규제하기 전에, 자율적인 노력이
먼저 이뤄져야겠죠. 이런 점에서 다음서비스의 클린센터는
일단 첫발은 내디딘 셈입니다. 지속가능한 클린센터가 되도록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