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50만명 대상 20년 연구 결과, 커피 추출방식 심혈관질환⋅장수에 영향
'드립커피' 하루 1~4잔 심근경색 위험 25%↓… 커피 안마시는 것보다 건강에 좋아
서울에 위치한 한 커피전문점./연합뉴스
"여과지로 추출된 커피는 당신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원두를 여과지로 추출한 드립커피 형태로 커피를 마시면 건강에 좋지만, 그렇지 않고 원두 그대로 끓여 마시거나 여과하지 않을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의 예테보리 대학교(University of Gothenburg)의 다그 텔레(Dag S. Thelle)교수가
최근 유럽 예방심장학회지(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실은
논문이 내린 결론이다.
연구팀은 20세~79세 건강한 노르웨이 남성과 여성 50만8747명을 대상으로 약 20년이상(1985년~2003년) 마신 커피의 양과 유형을 조사해, 이같은 커피와 심혈관 질환 상관 관계를 밝혀냈다고 CNN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사망한 4만6341명 중 1만2621명이 주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특히 60세 이상 남성에서 끓이거나 여과되지 않은 커피를 마시는 것이 혈관이 막혀 사망 위험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반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좋은 습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여과지로 추출한 드립 커피는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을 때와 비교할 때도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 연구에서 하루에 1~4잔의 여과된 커피를 마신 사람들이 사망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드립 커피를 마신 경우 남성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12%, 여성은 20%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립커피는 나이, 성별, 환경과 없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15% 줄이는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과된 드립커피는
하루에 1~4잔 마셨을 때 사망 확률이 가장 낮았다.
연구를 주도한 텔레 교수는 "이 연구에서 커피 추출법과 심장 마비 및 수명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설득력있는 증거를 제공했다. 여과되지 않은 커피에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물질이 포함돼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과되지 않은 커피에는 여러 혼합물 중에서 혈중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기름 물질이 포함돼 있다"며 "이 커피가 그대로 우리 몸에 들어가면 혈중 지질
수치를 높여 심혈관질환 등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필터가 된 커피에는 혼합물이 걸러지면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어 심혈관 질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커피와 건강 간 상관관계 연구는 단골 테마지만 일관적이지 않은 연구결과를 제시해왔다. 이달 중순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49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하루에 커피를 2잔 이상 마셨을 경우, 뇌졸중과 인지기능저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성의 경우 위험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앞서 2017년 영국 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된 커피의 건강 상의 이점에 대한 200여가지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하루 3~4잔의 블랙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건강 상 이점을 제공한다. 블랙 커피를 계속 마실 경우 심장 질환 위험을 낮추고, 수많은 암·신경계 질환, 2형 당뇨병, 간 질환, 알츠하이머 치매, 컴퓨터 관련 요통 등 위험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불면증 환자, 골절 위험이 높은 경우, 임신부, 파킨슨병 환자 등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