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말
박두순 동시작가
내가 처음
배웠다는 말도
-엄마!
할아버지가 마지막에
부르셨다는 말도
-엄마!
-서담(1949~ )
'엄마라는 말'은 처음이고 끝이네. 태어나 배운 첫말이 '엄마'고, 세상 떠나면서 부른 말도 '엄마'니. '엄마'는 처음 소유한 말이자 떠날 때 품고 가는 말이네. 처음에 부른 말, 맨 끝에 안고 가는 말 엄마. 생애 가득 채웠다가 맨 나중까지 지니고 가는 말. 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품은 어버이 중의 어버이 엄마!
엄마는 뿌리이자 줄기이자 가지이다. 그 엄마의 날이 내일이다. 내일 '엄마' 하고 나직이 불러드리면 어떨까. 엄마보다 먼저 내 가슴이 울렁거리지 않을까. 눈시울 뜨끈하지 않을까. 그때 떨리는 마음의 손으로 엄마 옷깃에 꽃송이를 맺어드리면 좋겠다. 어머니가 가셨다면 무덤 댓돌에 꽃송이를 가만히 올려드리자. 왜 이런 말을 하고 있는가. 어머니 생전에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 회한이 소용돌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