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뉴 노멀(New Normal,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표준)을 향해 간다면, 스웨덴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마이크 라이언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
미국, 유럽 등 주요국과 달리 엄격한 도시 봉쇄를 안해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관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스웨덴이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코로나의 기적’이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월 26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에서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5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스웨덴 1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1% 줄었을 것이란 전문가 예상을 웃돌았을 뿐 아니라 다른 북유럽 국가들이 1% 넘게 위축됐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올해 전반적인 경제 여건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자체 전망이 나왔다. 이날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뱅크는 올해와 내년 경제에 대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았는데 전부 올해 GDP가 6%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 됐다.
릭스뱅크는 첫번째 시나리오에선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6.9% 감소했다가 내년에 4.6% 성장하고 좀 더 부정적인 상황을 가정한 두번째 시나리오에선 올해 9.7% 감소한 뒤 내년 1.7%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릭스뱅크는 "두 시나리오 모두 처음부터 생산량이 급감하는데, 감소폭은 금융위기 때보다 클 것"이라며 "석유와 전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물가상승률도 0.6%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GDP 6% 감소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핀란드, 덴마크, 독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비슷하다. 9% 넘게 줄어든다면 이탈리아(-9.1%)급의 경제 충격을 받는 셈이다. 전면적인 도시 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를 도입한 국가들과 GDP 감소 폭이 비슷할 것이란 전망인데,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대표 싱크탱크인 국립경제과학원(NIER)도 올해 스웨덴 GDP가 7% 감소하고 실업률이 10.2%에 이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NIER는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는데, 국제적인 공급망에 타격을 주며 스웨덴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스웨덴은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도시 봉쇄를 하지 않고 학교, 식당, 술집 영업을 허용해 주목을 받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정부가 강제로 요구하기 보다는 개인의 자율 규제에 맡기겠다고 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높고 인구의 절반 이상이 1인가구 여서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느정도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스웨덴의 방역 정책을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사망자 수를 근거로 성공 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아니, 스웨덴은 기적의 신종 코로나 모델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웨덴의 신종 코로나 사망자 수가 2586명으로 덴마크(452명), 노르웨이(207명)과 비교가 안되며,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도 279.98명으로 미국(205.53명)보다 많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