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석좌교수가 대전 유성 KAIST 캠퍼스 내 휴보랩에서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을 거라는 우려도 크지만, 현재 로봇이 하는 대부분의 일은 애초에 사람이 하기에는 부적절하거나 불가능한 일들입니다. 로봇, 그리고 인공지능(AI)을 사람의 경쟁상대가 아닌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파트너로 생각했으면 합니다.”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석좌교수는 25일 유튜브에서 진행된 온라인 강연 ‘사이언스 보드 라이브’에서 로봇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이언스 보드는 과학잡지 과학동아가 국내 로봇과 인공지능(AI), 우주 분야 전문가들과 청소년을 위해 마련한 강연 및 체험프로그램이다. 올해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로봇 분야 강연은 애초에 현장 강연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생중계로 전환됐다.
이 강연에서 오 교수는 ‘로봇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갔다. 먼저, 최근 개발된 첨단 로봇들을 영상을 통해 소개하는 것으로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오 교수는 “2010년대 들어 지능형 로봇들이 의료용, 교육용, 연구용 등 굉장히 다양한 용도로 개발 중”이라며 “아마존, 구글 등 전 세계 굵직한 기업들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네이버 랩스, LG전자, 현대 등에서 큰 규모의 로봇 연구 계획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첨단 로봇의 여러 장점을 살펴보는 동시에 한계점도 짚었다. 오 교수는 “큰 힘을 내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필요로 하는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이 활발히 사용되지만, 가벼운 상자를 부드럽게 들어 올리거나 종이를 접는 등 사람에게는 매우 쉬운 일을 아직 로봇이 하지 못한다”며 “로봇과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현재 개발되는 대부분의 로봇은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전체 작업을 완수하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이다. 오 교수는 현재 로봇의 발전 방향에 대해 “로봇은 운동성과 지능을 개선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 두 가지 능력이 모두 고도화된 로봇은 사람과 공존하기에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둘 중 하나의 능력만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연구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만큼 청중의 반응과 질문이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그중 ‘로봇공학자가 꿈인데 무엇을 잘 하면 되나요?’라는 한 청소년 청중의 질문에 오 교수는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수학이 모두 로봇을 만드는 데 실제로 필요하다”며 “수학을 좋아하고 과학을 친구처럼 생각하는 게 학생 시절에는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