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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보가 ‘맛있는 술 이야기’ 뉴스레터로 일주일에 한번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조선일보가 ‘맛있는 술 이야기' 뉴스레터로 매주 목요일 오후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홍수같이 쏟아지는 심각한 뉴스들을 잠시 잊고 힐링하시라고, ‘술의 세계, 세계의 술’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뉴스레터 필진에는 [박순욱의 술기행] 코너를 맡고 있는 조선비즈 박순욱 선임기자와 ‘재야의 술 고수’들이 전문가 기고 코너를 돌아가며 맡습니다. 전통주는 이대형 경기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맥주는 윤한샘 한국맥주문화협회 회장, 와인은 김상미 칼럼리스트(와인21닷컴 객원기자)가 글을 올립니다. 그외에도 각분야 전문가들이 생생한 주류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이번주 뉴스레터 소개] 이번주 술이야기의 주인공은 화요의 문세희 대표이사입니다. 증류식 소주하면 ‘탄내 나는 구닥다리 술’로 치던 인식을 완전 바꾼 주역이 바로 2005년에 나온 화요입니다. 진로소주의 생산담당 이사이던 문 대표는 화요 생산을 초창기부터 책임져온, 오늘의 화요를 만든 주역입니다. 문 대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 1월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화요25는 올해 조선비즈가 주최한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최고의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화요는 여러가지면에서 전통술 업계 혁신의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업계 최초로 감압증류설비를 들여왔고, 최근엔 스마트팩토리 구축도 시작했습니다. 기존 증류주업계는 감압이 아닌 상압증류설비로 증류주를 만들어왔습니다. 상압이 좋은가, 감압이 좋은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감압방식으로 내린 화요는 다른 증류주들에 비해 맛이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증류주 르네상스의 주역인 화요는 정작 주세법상 전통주 대우를 못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업계 매출 1위임에도 불구하고, 법상으로는 희석식소주와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맛있는 술이야기]"공기 통하는 옹기에서 숙성한 화요는 쓴맛 없어요"
화요 문세희 대표 "증류식 소주의 깊은 맛 갖고도 부드러운 게 화요의 장점" 화요25,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한민국주류대상 최고상(Best of 2020) 받아 천연 누룩 대신 입국 사용해, 누룩치 없애...감압증류로 담백한 맛 뽑아내 "증류식 소주 매출 1등인데도, 주세법상 전통주 인정 못받아 아쉬워"
"화요는 ‘증류식 소주는 탄내가 나고, 맛이 독해 마시기가 부담스럽다'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깼습니다. 증류식 소주도 얼마든지 순하고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화요가 처음 보여줬다고 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최고상(Best of 2020)을 받은 화요25는 증류식 소주치고는 도수가 낮은 편인데도 쓴 맛이 나지 않습니다. 증류식 소주는 (물을 타서)도수를 낮추면 대개 쓴맛이 도드라지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공기가 오가는 미세 기공이 있는 옹기에서 3개월 이상 숙성을 거친 덕분입니다."(화요 문세희
대표)
2019년 화요 매출은 213억원에 달했다. 전년도는 176억원이었다. 2020년 올해 목표는 280억원이다. 작년보다 30% 늘려 잡은 수치다. 문세희 화요 대표는 "화요는 매년 20~30%씩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보다 시장지향적이고 과학적인 생산을 위해 작년부터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 구축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2005년 세상에 나온 증류식 소주 화요가 ‘시장의 인기’와 ‘전문가 호평’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시장의 인기’를 보자. 화요는 출시 11년만에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한데 이어 매년 20~30%씩 매출이 늘고 있다. ‘전문가 호평'도 여전하다. 화요 25는 2019년, 2020년 2년 연속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촤고상인 ‘Best of Best’ 상(증류식 소주 부문)을 수상했으며 화요41도 대상을 받았다.
화요 초창기부터 생산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문세희 대표이사를 만나, 화요에 관한 몇가지 궁금증을 물어봤다. 그는 올 1월,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화요 창업자인 조태권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다. 화요는 생활도자기 전문업체인 광주요가 2005년 설립한 증류식 소주 전문 주류업체로, 국내
‘증류식 소주 르네상스’를 활짝 연 주역이다.
조선비즈에서 [박순욱의 술기행]을 연재하고 있는 박순욱 부장은 현재 조선비즈 선임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독문학과 학부와 석사과정을 졸업한 그는 1991년 11월 조선일보에 입사해, 오랜 기 간 주류 담당을 해왔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의 와인투어와 영국 스코틀랜드 위스키 취재도 경험했다. 2016년 조선비즈로 옮기고 나서는 특히 우리술 취재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도대체 맥주스타일이 무엇일까? 맥주를 꽃으로 만드는 마법
십 수년 전만 해도 맥주는 단순했다. 황금색, 약간의 쓴맛, 단순한 향, 입안을 쏘는 듯한 탄산감과 청량감. 우리가 생각하는 맥주의 모습은 이게 거의 다였다. 크라운, 하이트, 테라, 오비라거, 오비필스너, 이름은 계속 바뀌었지만 맛과 향 그리고 이미지는 비슷했다. 오히려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맥주로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요즘은 맥주의
모습이 다채롭다 못해 복잡하게 느껴진다. 바나나, 자몽, 꽃, 다크 초콜렛, 비스켓과 같은 다양한 향은 물론이고 입안을 얼얼하게 하는 쓴맛을 가진 맥주도 있다. 식초와 같은 신맛이 나는 맥주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분명한 건 맥주를 흑맥주와 그렇지 않은 맥주로 구분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최근 한술 더 떠 대형마트나 펍에서 맥주를 고르다 보면 IPA, 페일에일, 바이스비어, 스타우트, 둔켈, 세종 등 이상한 단어를 볼 수 있다. 도대체 암호와 같은 이 것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진1. 맥주메뉴들 (출처 : 윤한샘)
맥주를 이해하는 열쇠, 맥주스타일
맥주스타일(Beer style), 위에서 언급한 암호의 정식 이름이다. 맥주스타일을 우리말로 더 풀어내면 어떻게 될까? 바로 맥주양식이다. 많은 맥주 소비자들이 맥주스타일을 맥주종류 또는 맥주형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일을 단순히 종류로 해석하면 오류가 생길 뿐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의미를 놓칠 수 있다. 맥주종류와
맥주양식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종류는 단순히 기술적인 구분을 의미하지만 양식이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정해진 방식 또는 시대나 부류에 따라 독특하게 지니는 문학 또는 예술형식을 말한다.*
건축의 고딕, 미술의 고전주의와 같은 양식, 즉 스타일은 과거로부터 남겨진 것들을 후대인들이 조직적인 관계와 통일된 표현방식을 통해 분류한 것이다. 맥주스타일 또한 같은 맥락을 갖는다. 하지만 건축이나 미술과 달리 맥주를 ‘스타일’의 관점으로 바라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불과하다.
1970년대
중반 ‘비어헌터’로 불렸던 고(故) ‘마이클 잭슨’(맞다, 팝스타와 동명이인이다.)은 세계를 여행하며 경험한 맥주를 소개하는 책을 쓴다. ‘The World Guide to Beer’, ‘Eyewitness Companions Beer’, ‘Ultimate Beer’ 등과 같은 저서에서 그는 맥주들을 나름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구조화한다. 그리고 이 시도가 맥주가 스타일이 될 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했다.
오랜 기간 그 지역에 존재했던 맥주들은 자신들만의 재료, 문화 그리고 양조방식을 바탕으로 고유의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 마이클 잭슨은 독일, 영국, 벨기에 등에서 경험한 맥주들을 지역적, 문화적 배경과 함께 알코올 도수, 색깔, 향미와 같은 기술적인 지표로 범주화했다. 고딕양식이 정확한 수치의 높이와 넓이를 통해 구분되지 않듯이, 스타우트라는 스타일도 알코올 도수와 색깔과 같은
기술적인 수치로만 구분되지 않는다. 단지 그 스타일이 허용하는 범위만이 있을 뿐이다.
그는 맥주가 인위적인 경계를 통해 분류되는 술이 아닌, 수 백년 동안 자연스레 형성된 문화와 삶의 양식임을 이해했던 것이다. 당시 버드와이져와 같은 대량 생산 맥주만을 마시던 사람들에게 이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후 마이크로 브루잉 맥주와 크래프트 맥주의 등장으로 시장이 세분화되며 맥주스타일 또한 발전되었고 맥주산업에서 필수적인 체계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마이클 잭슨의 저서들(출처 : 윤한샘)
맥주스타일, 문화를 이해하는 힘
맥주를 기술적인 기준으로 분류하면 알코올 도수, 색깔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스타일로 분류하면 조금 다른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 먼저 살아있는 맥주여야 한다. 전설 속의 맥주는 스타일로 구분할 수 없다. 어떤 맥주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맥주스타일의 첫걸음은 현재 지역의 정서와 문화를 대표하는 맥주에서 시작된다.**
독일 바이에른의 바이스비어, 쾰른의 쾰쉬, 라이프치히의 고제, 체코 필젠의 필스너, 영국 런던의 페일에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스타우트, 벨기에 플랜더스의 레드에일 등 맥주스타일의 가장 큰 뿌리는 지금껏 유지되고 지역을 상징하고 있는 전통 맥주들이다.
잔 뿌리도 있다. 다행히도 큰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잔 뿌리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바이스비어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바이젠복, 스타우트에 유당을 넣은 밀크스타우트, 람빅에 과일이 들어간 푸룻람빅과 같은 맥주는 서브 스타일로 분류된다. 메인 스타일이 가지고 있는
모습을 공유하지만 자신만의 역사와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맥주들이다.
최근 들어 지금껏 맥주역사에서 볼 수 없었던 흥미롭고 역동적인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더 세분화되고 다채로운 맥주스타일이 급격하게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1980년대 이후 성장하고 있는 크래프트(수제) 맥주가 있다.
전통적인 맥주스타일에 대한 재해석으로 시작된 크래프트 맥주는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해왔다. 더구나 크래프트 맥주의 대중화는 이러한 맥주들을 스타일로 빠르게 정착시키고 있다. 가장 비근한
예가 아메리칸 페일에일이다. 1980년 시에라네바다가 만든 페일에일은 영국 페일에일을 미국 홉으로 버무린 것이었다. 그러나 이 맥주는 이후 서브 스타일을 뛰어넘어 아메리칸 페일에일이라는 새로운 맥주스타일이 되었다.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종류의 맥주들이 탄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맥주들이 모두 스타일로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양식은 당대가 아닌 후대에 평가되고 분류되기 때문이다. 어떤 맥주가 스타일이 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거나 확고한 문화적 정체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맥주스타일을 제시하고 논의하는 채널은
맥주대회나 협회와 같은 곳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목적에 맞게 맥주스타일을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다. 따라서 이러한 맥주스타일이 조금씩 세부적인 차이를 보이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특정 채널의 맥주스타일을 참고는 하되 맹신을 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맥주스타일은 수치가 아닌 문화로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맥주스타일은 등대와 같다.
맥주스타일은 ‘실용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맥주를 만드는 브루어 뿐만 아니라 구매하는 소비자 모두에서 맥주스타일은 등대와 같다. 브루어에게 맥주스타일은 선대가 남긴 마일스톤(milestone)이다.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맥주의 시작점인 것이다. 브루어는 맥주스타일이라는 검증된 기준과 지식을 통해 도전과 창작의 범위를 가늠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도 맥주스타일은 구매 리스크를 줄여주는 중요한 정보다. 소비자는 맥주스타일을 통해 알코올 도수, 색깔, 쓴맛의 정도, 향미와 같은 정보를 사전에 얻을 수 있다. 이는 미지의 맥주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어 구매 결정의 무게를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맥주스타일은 브루어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보이지 않은 교감과 같다.
요즈음은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맥주들을 만날 수 있다. 빼곡히 들어서있는 맥주는 때로 우리에게 혼란을 건네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산업과 문화가 성장하고
취향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이다. 우리의 삶의 양식이 다채로워 진다는 증거다.
‘내가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맥주스타일을 알기 위해서는 약간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조금만 건네면, 그 맥주는 꽃이 된다. 맥주스타일을 알아 가는 과정은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탐험과 같다. 탐험의 첫 발을 내딛는 그 때, 맥주는 우리에게 단순한 술이 아닌 의미가 된다.
* 네이버 국어사전 인용 ** 다만, 발효방식이라는 맥주를 쉽게
나눌 수 있는 최상위 카테고리가 존재하기에 편의 상, 상면발효, 하면발효와 같은 것을 첫 구분의 기준점으로 삼는다. *** 김춘수, 꽃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Korea MBA 비어도슨트 프로그램 책임 인스트럭터 DOEMENS Diplom Biersommelier World Championship of Beersommelier 대표 독일 Hobbybrauerwettbewerb 심사위원 조선비즈 주류대상 맥주부문 심사위원 Korea Homebrewers Awards 심사위원 Beer Dictionary 맥주에 대한 모든 것 역주 오마이뉴스 맥주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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